왜 신입보다 내 연봉이 낮을까 —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중소기업 연봉의 진실

왜 항상 새로오는 사람의 연봉이 더 높고 죽어라 참고 고생한 직원은 연봉이 낮을까?

연봉은 직장인의 존재 이유이자 가장 민감한 문제다. 그런데 다들 알다시피, 연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매번 마주하게 된다. 심지어 화가 난다.

왜 검증도 안 된 새로 온 사람은 연봉이 높고, 몇 년을 인내하며 버텨온 성실한 직원은 연봉이 낮을까.

여기에는 냉정한 ‘시장 논리’가 작용한다. 직원들은 본인의 역량과 연차를 기준으로 가치를 인정받길 바라지만, 회사는 다르게 생각한다. 적재적소에 사람을 채워 넣기 위해 ‘지금 필요한 사람’을 찾을 뿐이고, 그 가치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처럼 그 사람을 데려올 수 있느냐 없느냐로 결정된다. 역량은 정확히 측정되지 않고, 연차는 회사 입장에서 무의미하다.


경력직 채용 현장에서 이 논리가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중소기업에서 경력직을 뽑을 때는 기대치가 분명하다. 채용하자마자 바로 실무를 척척 해내길 바라고, 심지어 기존 직원과 연차가 같거나 낮아도 능력은 더 뛰어나길 원한다. 직원을 직접 ‘육성’하는 데 시간과 비용을 쓰기보다, 다른 곳에서 이미 육성된 사람을 데려와 바로 ‘사용’하려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게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선택이다.

그러다 보니 채용 과정에서 딜레마가 생긴다. 적당한 연봉 수준에서 지원하는 사람은 경험이 부족하고, 퇴사한 직원보다 오히려 역량이 떨어져 보인다. 퇴사한 직원은 그 연봉을 받으며 오랜 기간 해당 업무를 수행해온 사람이니 당연한 결과다. 반면 원하는 스펙과 경험을 갖춘 사람은 연봉이 상당히 높다. 이전 기업에서 시간과 비용을 들여 키운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육성 개념이 없는 중소기업은 어떤 판단을 내릴까. 돈을 조금 더 쓰더라도 기능이 많고 성능이 좋은 사람을 데려오는 쪽을 선택한다. 한두 명 연봉이 높은 것은 기업 입장에서 그리 큰 부담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서 사람을 ‘기능’과 ‘성능’으로 표현한 것에 불쾌감을 느끼는 분도 있을 것이다. 인사팀장인 나 역시 불편하다. 하지만 이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조금 더 쉽게 설명해보겠다.

스마트폰이 갑자기 고장났다. 당장 새것을 사야 한다. 이전 폰은 3년을 잘 써왔고, 크게 불편하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똑같은 기종을 살까? 대부분은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성능 좋고 새로운 기능이 갖춰진 최신 모델을 선택한다. 뭔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그리고 그 비용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육성의 개념이 빠진 중소기업이 신규 채용을 바라보는 시선이 정확히 이렇다.


이렇게 다른 곳에서 경험을 쌓아온 사람은 비싼 값을 주고 데려오려 하고, 현재 불만 없이 다니는 직원은 ‘이미 잡은 물고기’처럼 대우를 소홀히 한다. 그래서 연봉의 역전 현상이 매번 일어나고,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장기 근속자들이 배신감에 퇴사하는 일이 생긴다. 평소 아무 불만 없이 오래 잘 다니던 팀장이 갑자기 퇴사한다면, 대부분 이런 이유다.

그렇다면 개선 방법은 없을까. 대기업처럼 신입부터 채용해서 충분한 대우를 해주며 지속적으로 교육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엔 기업 입장에서 상당한 비용이 투입된다. 현금은 물론이고 시간, 그리고 그 기간 동안의 업무적 손실까지. 어림잡아 계산해도 한 해에 몇 명을 더 채용할 수 있는 인건비가 된다. 이런 수치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는 뻔하다.

다만 여러 기업을 지켜봐온 입장에서 씁쓸한 부분도 있다. 경영진이 충분히 직원 육성에 관심이 있고, 직원을 도구 취급하지 않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당장 눈앞의 생존 문제에 직결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결정을 내리는 경우다. 멀쩡해 보이는 기업도 밖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금융권의 압박 앞에서는 어떤 기업이든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한 가지 더 짚어야 할 현실이 있다. 설령 육성에 투자하려 해도 쉽지 않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교육하고, 직무 순환까지 시행하며 인재를 키워냈더니 그 신입사원이 2~3년 경력을 채우자마자 이직해버리는 것이다. 3년차 경력직은 시장에서 수요가 가장 많은 타이밍이고, 그 사람 입장에서는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이런 상황을 몇 번 겪고 나면 육성을 포기하게 된다. 어찌 보면 기업도 피해자인 셈이다.


결국 이 냉정한 현실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개인의 전략을 똑똑하게 짜는 것이다.

몸값을 높이고 싶다면 ‘이직’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한 기업에 계속 머물면 그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고, “쟤는 불만 없으니 올해는 놔두자”는 결정이 반복될 뿐이다. 반면 이직을 하게 되면 그 사람의 경험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서 먼저 손을 내밀고, 그 니즈가 생기는 순간 값을 후하게 쳐준다.

실제로 채용 현장에서 보면 업무 능력이 비슷해 보여도 중간에 이직 경험이 있는 직원이 한 회사에 오래 다닌 직원보다 몸값이 훨씬 높다. 아이러니하게도 한 곳에만 오래 다닌 직원은 경험 자체도 좁은 경우가 많다. 중소기업 특성상 하던 일만 반복하게 되는데, 이직을 하면 새로운 환경에서 다른 방식으로 일을 배우게 되고 자연스럽게 업무 영역이 넓어진다.

내 연봉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내 몸값이 어떻게 매겨지는지. 그 차가운 현실을 직시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최대한 많은 경험을 쌓고, 자기계발도 병행하며, 적절한 시점에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것. 그 전략을 하루라도 빨리 구상할 필요가 있다.

헤드헌터나 다른 기업의 채용 담당자가 당신의 이력서를 펼쳤을 때 한 줄 한 줄 눈독 들일 만큼, 경력란의 업무내용을 촘촘히 채워나가는 것이 곧 몸값을 올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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